뉴욕 그랜드 센트럴역에서 메트로 노스 철도 허드슨선을 타고 북쪽으로 약 80분. 뉴욕주 비컨에 있는 미술관 Dia Beacon(디아 비컨)을 다녀왔습니다.
방문한 날은 월요일입니다. Dia Beacon의 개관일은 금요일부터 월요일까지 나흘이고,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휴관합니다.
허드슨강을 따라 북쪽으로
선로가 허드슨강 동쪽 기슭을 따라 달리기 때문에, 진행 방향 왼쪽에 앉으면 거의 내내 강을 바라보며 갈 수 있습니다. 함께 탄 다른 승객들도 대부분 왼쪽 자리에 앉아 있었습니다.
비컨에 도착하기 조금 전, 강에 떠 있는 작은 섬 위로 배너먼 성의 폐허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역에서 미술관까지는 강을 따라 걸어서 10분 정도입니다. 무료 순환버스도 다닌다고 하는데, 저희가 방문했을 때는 운행하지 않는 듯했습니다.
원래는 나비스코의 인쇄 공장
건물은 1929년 나비스코가 지은, 과자 상자를 인쇄하던 공장이었습니다. 연면적은 약 2만 8,000제곱미터이고, 2003년에 미술관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Dia가 이 건물을 고른 이유는 기둥과 기둥의 간격이 넓고, 지붕에 천창이 여러 줄 늘어서 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천창의 면적은 모두 합쳐 3,000제곱미터가 넘고, 미술관은 자연광으로 작품을 보여주는 곳임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개보수의 기본 계획을 맡은 사람은 건축가가 아니라 작가 로버트 어윈이었습니다. 참고로 Dia라는 이름은 그리스어로 「~을 통하여」라는 뜻의 말에서 따온 것입니다.
일본어로 읽을 수 있는 Dia Beacon 소개 기사에는 댄 플래빈의 형광등 작품이나 앤디 워홀의 《Shadows》가 자주 등장합니다. 다만 방문한 날에는 둘 다 전시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플래빈의 전시는 2024년 9월 23일에, 《Shadows》는 2026년 7월 6일에 끝났습니다. 소장품을 보여주는 미술관이지만 전시는 조금씩 바뀌므로, 앞으로 가실 분은 공식 사이트에서 최신 전시 내용을 확인해 두면 안심입니다.
천장에 매달린 93장의 배너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있는 중앙 갤러리에서는 러네이 그린의 개인전 「The Equator Has Moved」가 열리고 있었습니다(2026년 10월 12일까지).
천장에 매달린 색색의 천은 《Space Poem #14 (Long Poem in Four Parts)》(2025)라는 작품으로, 93장의 배너에 각각 짧은 문구가 인쇄되어 있습니다. 바닥에 놓인 색천 가림막 《Bichos》는 안으로 들어가 영상을 보거나 소리를 듣기 위한 작은 공간입니다.

솔 르윗의 벽화
솔 르윗의 《Wall Drawing #411》은 회색의 농담으로 칠해 나눈 입체가 벽에서 떠오르듯 보이는 작품입니다.
르윗의 벽화는 작가가 쓴 지시서를 바탕으로 다른 사람이 벽에 그려 완성합니다. 이 작품을 그린 사람은 Hidemi Nomura와 Jo Watanabe 두 사람이고, 미술관이 문을 연 2003년에 제작되었습니다.

바닥에 뚫린 깊이 6미터의 구멍
마이클 하이저의 《North, East, South, West》(1967/2002)는 갤러리 바닥 자체를 파 내려간 작품입니다. 원뿔형과 정육면체, 삼각 홈 모양의 구멍이 늘어서 있고, 전체 길이는 약 38미터, 깊이는 약 6미터에 이릅니다. 무엇보다 스케일이 큰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전시장 해설에 따르면 하이저는 보는 사람에게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조각은 작은 작품으로는 실현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구멍의 가장자리는 유리 난간으로 둘러싸여 있지만 내려다보면 다리가 후들거릴 만큼 크고, 해설은 이 위태로움이 작품의 경험을 더 강하게 만든다고 설명합니다.
회색 거울에 비치는 천창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Six Gray Mirrors》(2003)는 회색 에나멜을 칠한 강화유리 여섯 장으로 이루어진 작품입니다. 거울처럼 방의 모습을 비추지만, 비친 풍경은 모두 어둡게 가라앉아 보입니다.

스가 기시오
창이 늘어선 긴 갤러리에서는 2025년 7월부터 스가 기시오의 전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2026년 8월 7일에는 전시실이 한 곳 더 늘었습니다.
볏짚 새끼를 쌓아 올린 《Fieldology》(1974/2025), 파라핀 블록으로 둘러싼 《Parallel Strata》(1969/2025), 콘크리트와 기계유를 쓴 《Soft Concrete》(1970/2025) 등이 놓여 있습니다. 제작 연도가 두 개 적혀 있는 것은 2025년에 작품이 다시 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10월 24일에는 맨해튼의 Dia Chelsea에서 스가와 같은 시대의 일본 작가를 주제로 한 토크도 예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작가가 기증한 이우환의 회화
이우환의 전시는 2026년 5월에 시작되었습니다. 1970년대부터 90년대 초에 걸친 회화 여덟 점은 작가 본인이 Dia에 기증한 것입니다.
회화는 《With Winds》(1991), 《From Point》(1975, 1980) 등입니다. 같은 전시에서는 철판 위에 밧줄을 건 통나무가 비스듬히 선 《Relatum(관계항)》(1974/2019)도 볼 수 있습니다.


공중에 떠 있는 오렌지색 판
엘리우 오이치시카의 《Grande Núcleo(Grand Nucleus)》(1960–66)에서는 노란색과 오렌지색 판이 천장에 매달려, 흰 자갈 위에 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벽에는 같은 시기에 제작된 《Relevos Espaciais(공간 부조)》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전시는 2025년 12월부터 이어지고 있고, 기획은 Dia의 부디렉터를 맡고 있는 움베르토 모로입니다.

온 가와라 「Today」 연작
온 가와라의 방에는 날짜만을 그린 「Today」 연작이 1966년부터 2000년까지 36점 놓여 있습니다.
날짜는 그 그림을 그린 곳의 언어로 쓰이고, 로마자를 쓰지 않는 나라에서는 에스페란토가 사용됩니다. 「18 MAI 2000」은 프랑스어, 「4 AŬG.1984」는 에스페란토(알파벳을 쓰지 않는 나라의 경우에 사용됩니다)입니다. 이 방의 바닥 아래에는 작가의 지정으로 일본의 백탄이 깔려 있다고 합니다.

리처드 터틀
2026년 7월 말에 시작된 리처드 터틀의 개인전 「Half-Light」에서는, 표백하지 않은 천과 색이 들어간 작은 오브제를 조합한 《Good Idea, 1–80》(2025–26)이 벽에서 바닥까지 흩어지듯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체임벌린
가장 안쪽에 있는 긴 갤러리에는 존 체임벌린의 조각이 늘어서 있습니다. 찌그러진 자동차 차체를 조합한 작품이나 우레탄폼을 묶어 형태를 만든 노란 조각 등으로, 2028년까지 전시될 예정입니다.

Tehching Hsieh(謝德慶)|지하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실 벽에는 로런스 위너의 문자 작품 《ONE QUART EXTERIOR GREEN INDUSTRIAL ENAMEL THROWN ON A BRICK WALL》(1968)이 쓰여 있습니다. 「옥외용 녹색 공업용 에나멜 1쿼트를 벽돌 벽에 끼얹었다」라는 뜻의 한 문장입니다.

지하의 넓은 콘크리트 공간은 타이완 출신 작가 Tehching Hsieh(謝德慶) 한 사람의 전시에 쓰이고 있습니다. 1년에 걸친 작품 다섯 점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귀한 기회로, 이 전시는 별도의 기사에서 자세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 【포토 리포트】유례없는 예술 「One Year Performance」 ― Tehching Hsieh(謝德慶) 「Lifeworks 1978–1999」|Dia Beacon
10월부터는 양혜규의 신작
방문한 날, 래리 벨의 전시실(8월 24일 전시 종료)은 임시 벽으로 막혀 있었습니다. 그 안에서는 10월 10일에 개막하는 양혜규의 개인전 「Through」 준비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상과 지하 양쪽에 걸친 신작으로, Dia Beacon의 두 층을 모두 사용해 전시하는 작가는 양혜규가 처음이라고 합니다. 전시명 「Through」는 Dia라는 이름의 어원과 같은 뜻의 말입니다.
알찬 관내 서점
관내 서점은 미술관 숍이라기보다 전문 서점에 가까운 구성입니다. 온 가와라의 책이나 『Donald Judd Interviews』, 이미 크뇌벨이 랭스 대성당을 위해 제작한 스테인드글라스 책 등 전시와 관련된 책이 서가에 놓여 있었습니다. 관내에는 카페도 있습니다.

방문 정보
개관은 금요일부터 월요일까지 10시에서 17시까지이고, 계절에 따라 폐관 시간이 달라집니다. 입장은 16시 30분까지. 입장료는 일반 25달러, 65세 이상 18달러, 학생 12달러입니다.
지하의 전시는 작가 본인에 따르면 한 번 둘러보는 데만 두 시간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지상의 전시를 다 본 뒤의 시간에도 여유를 두고 다녀오시기 바랍니다.
글・사진: art on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