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EY CASEY
파리 7구, 오르세 미술관(Musée d’Orsay) 근처 Rue de Solférino의 모퉁이에 자리한, 새하얗고 고요한 건물.
CASEY CASEY의 파리 본점을 다녀왔습니다.

외관은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하얗게 칠해진 파사드에는 브랜드명이 작게 걸려 있을 뿐, 무심코 걷다 보면 그대로 지나쳐 버릴 만한 모습입니다.
매장 안으로 들어서면 시간의 흐름이 문득 느슨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새하얀 목재 바닥, 무심하게 늘어뜨린 커튼, 손으로 칠한 듯한 벽면, 부드러운 조명.

모든 것이 지나치게 정돈되어 있지는 않지만, 어딘가 완벽한 공간.
옷들은 벽면의 캐스터 달린 랙에 조용히 걸려 있습니다.

브랜드 창립자 Gareth Casey가 내세우는 것은 “시간과 수작업”을 소중히 여기는 옷 만들기입니다. 손염색과 핸드피니시로 마감된 옷은 모두 단 하나뿐이며, 마치 조각 작품과 같은 존재감을 발산합니다. 전시되어 있던 소성 도조(陶彫) 군상 또한 이 브랜드의 “사물”에 대한 철학을 이야기하고 있는 듯합니다.

최근 아트와 패션의 경계는 점점 더 모호해지고 있습니다. Louis Vuitton과 Takashi Murakami, Dior와 Yayoi Kusama처럼, 아티스트가 브랜드의 세계관을 담당하는 시대입니다. 그런 흐름 속에서 CASEY CASEY는 조용히, 그러나 압도적으로 “표현”으로서의 옷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매장은 단순한 리테일 공간이 아닙니다. 오히려 인스톨레이션에, 혹은 갤러리에 가까운 감각. CASEY CASEY의 옷을 입는다는 것은 표현의 일부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장소는 그 “시작”으로서의 아름다운 정적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정보
CASEY CASEY
6 Rue de Solferino, 75007 Paris, 프랑스
http://caseycasey.eu/
영업 시간: 월요일~토요일 11:00~19:00 ※일요일 정기 휴무